세상에서 가장 슬픈 죽음이 있다면, 그것은 자식을 앞세운 부모의 죽음일 것입니다.
홀아비, 과부, 고아를 일컫는 단어는 있지만, 자식을 잃은 사람을 표현하는 단어는 없습니다.
아마 그 슬픔을 담아낼 단어가 차마 없기 때문이겠지요.

제주에서는 15세 이전의 아이가 세상을 떠날 때 저승으로 간다고 하지 않고,
서천꽃밭으로 간다고 합니다.
삼색강을 건너, 생명수가 솟아나는 버드나무 아래 우물이 있는 곳.
생불꽃, 멸망꽃, 웃음웃을꽃 등 신비로운 꽃들이 자라는 그곳은 신들의 보살핌 아래
아이들이 안식하는 장소로 여겨집니다.

아이들이 신들의 보호 아래 서천꽃밭에서 지낸다고 생각하면,
남겨진 부모의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수 있지 않을까요?
매일 꽃에 물을 주며 아이들을 보살피는 서천꽃밭의 모습을 떠올리며,
부서진 마음을 모아 이 춤을 만들었습니다.

눈물 속에서 반짝이는 아이들의 미소와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서천꽃밭 아이들의 춤,
그들을 위해 이 무대를 바칩니다.